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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누아투 포트빌라 북북서쪽 323㎞ 해역서 규모 6.2 지진…기상청 "국내 영향 없음"


남태평양 섬나라 바누아투 인근 바다에서 규모 6.2의 지진이 일어났다. 기상청 지진통보문에 따르면 2026년 10월 25일 오전 11시 24분(한국시간) 바누아투 수도 포트빌라에서 북북서쪽으로 323㎞ 떨어진 해역에서 규모 6.2 지진이 발생했다. 진원의 깊이는 136㎞다. 기상청은 이 지진이 우리나라에 미치는 영향은 없다고 밝혔다.


기상청이 발표한 진앙은 남위 15.01도, 동경 167.27도다. 포트빌라에서 북쪽으로 꽤 떨어진 바다 위 지점이다. 기상청은 이번 지진을 국외지진으로 분류했고, 참고사항에서 발생 시각과 규모, 발생 위치, 발생 깊이가 모두 미국지질조사소(USGS)의 분석 결과라고 밝혔다. 국외에서 일어난 지진은 국내 관측망만으로 정밀하게 분석하기 어렵다. 그래서 기상청은 해외 지진을 발표할 때 USGS 같은 국제 기관의 분석값을 함께 쓴다.


이번 지진에서 눈여겨볼 수치는 진원 깊이다. 진원은 땅속에서 지진이 처음 시작된 지점이고, 진앙은 진원 바로 위 지표면의 위치를 말한다. 이번처럼 진원이 136㎞ 깊이에 있으면 지표 가까이에서 일어나는 얕은 지진과 성격이 다르다. 지진 에너지가 지표에 닿기까지 긴 거리를 지나야 하므로, 같은 규모라도 진앙 바로 위에서 느끼는 흔들림은 얕은 지진보다 상대적으로 약할 수 있다. 반면 흔들림이 더 넓은 범위로 퍼질 수 있다.


규모 6.2는 지진이 내놓은 에너지의 크기를 나타내는 값이다. 지진 규모는 1이 오를 때마다 방출 에너지가 약 32배씩 늘어난다. 6점대 지진은 진앙 가까운 지역에서 건물 피해를 낼 수 있는 강한 지진으로 분류된다. 다만 실제 피해는 진원 깊이, 진앙과 주거지 사이의 거리, 그 지역 건물의 내진 수준 등에 따라 크게 달라진다.


바누아투는 태평양을 둘러싼 지진·화산 활동대인 이른바 '불의 고리' 위에 있다. 여러 판이 맞물리는 경계에 자리 잡고 있어 크고 작은 지진이 자주 일어나는 곳이다. 판이 다른 판 아래로 파고드는 섭입대에서는 가라앉는 판을 따라 깊은 곳에서도 지진이 일어난다. 이번처럼 진원 깊이가 100㎞를 넘는 지진도 이런 구조와 관련이 있는 경우가 많다.


국내 영향을 따질 때 우리나라와 진앙 사이의 거리도 중요하다. 바누아투는 한반도에서 남동쪽으로 수천㎞ 떨어진 남태평양에 있다. 이 정도 거리에서 일어난 규모 6점대 지진의 흔들림은 국내에서 사실상 느낄 수 없는 수준이다. 기상청이 '국내 영향 없음'으로 판단한 것도 이 때문이다.


기상청은 지진 발생 직후 발표하는 정보는 이후 분석에 따라 규모와 위치가 조정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지진 직후에는 빠른 전파를 위해 자동 분석값을 먼저 내놓고, 이후 더 많은 관측소 자료를 모아 정밀 분석을 거친다. 이 과정에서 규모가 0.1~0.2 정도 바뀌거나 진앙 좌표가 일부 수정되는 일은 드물지 않다. 그래서 이번 지진의 최종 규모와 위치도 USGS의 추가 분석에 따라 바뀔 수 있다.